한미 군 당국이 매년 봄 실시하는 정례 연합훈련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훈련 일정에 대한 공동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3월 9~19일로 예정된 연합연습 ‘프리덤실드(Freedom Shield)’의 세부 계획을 지난 수요일 공동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야외 기동훈련 규모와 범위를 둘러싼 협의가 이어지면서 발표를 연기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현재 야외 기동훈련의 규모와 내용과 관련한 이견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통상 한미는 훈련에 앞서 합참과 주한미군을 포함하는 한미연합사령부(유엔군사령부 포함) 대변인이 공동으로 브리핑을 열어 훈련 기간과 야외 기동훈련 계획을 발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세부 이견이 정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군은 당초 야외 기동훈련을 연중 분산해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는 프리덤실드 기간에 야외 기동훈련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미측은 이미 훈련 증원 병력과 장비가 한국에 전개된 점을 들어, 야외 훈련 축소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 당국은 세부 조정과 별개로 전체 훈련 일정 자체에는 변동이 없으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 지연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가안보 관련 고위 관계자들에게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약 2주 만에 이뤄졌다.
앞서 북한이 평양 상공 무인기 비행 문제와 관련해 예방 조치를 촉구하는 담화를 내며, 윤석열 정부 당시 고조됐던 긴장이 재부각되자 이 대통령은 2월 13일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 등을 포함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은 대규모 병력 이동이 수반되는 야외 기동훈련 등을 근거로 이를 ‘침략 연습’이라고 비난해 왔다.
이와 유사한 이유로 지난해 8월, 이 대통령 취임(6월) 이후 처음 실시된 연합훈련에서도 약 40건의 야외 기동훈련 가운데 절반가량만 본훈련 기간에 진행하고, 나머지는 연중 분산 시행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은 최근 한미 간 미묘한 기류와도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9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은 서해 상공에서 훈련 중이던 미 전투기가 우리 측과 사전 조율 없이 중국 군용기와 조우한 데 대해, 자비에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프리덤실드는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과 관련한 조건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그 의미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작권은 1950~53년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행사해 온 권한이다.
프리덤실드는 북한의 전면 남침 상황을 가정해 전시 작전 수행을 지휘소 연습(CPX) 형태로 점검하는 훈련이다. 한미는 통상 3월과 8월 연 2차례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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