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 Jang Dong-hyeok, chair of the People Power Party, attends a party event ahead of the June 3 local elections at the National Assembly in Seoul on Monday. (Newsis)
Rep. Jang Dong-hyeok, chair of the People Power Party, attends a party event ahead of the June 3 local elections at the National Assembly in Seoul on Monday. (Newsis)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당내 입장 정리를 놓고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지도부와, 당의 재건을 위해 결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인사들 사이의 균열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탄핵 및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과의 지속적인 연관성이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수 진영이 2025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장동혁 당 대표는 공식적인 결별 선언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중도층 외연 확장과 핵심 보수 지지층 결집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하는 지도부의 고심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갈등은 지난 금요일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관련 혐의와 관련된 법원 판결을 비판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장 대표의 발언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의 입장을 둘러싼 논란을 재점화했고, 당내 논쟁은 다시금 ‘윤석열의 정치적 유산’ 문제로 회귀했다.

이 같은 내홍은 당의 전반적인 재정비 작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급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한 채, 보수 진영의 ‘포스트 윤’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지는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당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당명 변경 등 리브랜딩 논의도 올해 초 제기됐으나,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둘러싼 내부 논쟁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씨는 이러한 교착 상태가 한국 유권자 행동의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장 평론가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에 비해 한국 유권자들은 정치 지도자 개인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고, 배신 서사에 매우 민감한 경향이 있다”며 “당 지도부가 거리 두기를 시도하더라도 핵심 지지층은 오히려 전직 대통령을 중심으로 더 강하게 결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동혁 대표 역시 친윤 강경 지지층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정치적으로 성장해왔고, 현재도 그 기반에 의존하고 있어 윤 전 대통령과의 급격한 단절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가 한국 정당 체계의 제도적 특성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정당은 장기적인 정책 플랫폼보다는 특정 지도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우가 많다”며 “강력한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정치적 상징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완전한 분리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양상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박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를 시도했으나, 충성 지지층은 오히려 결집하며 계파 갈등이 장기화됐고, 이는 보수 진영의 정치적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가 ‘반복되는 정치적 딜레마’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 교수는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하면 중도층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반대로 급격히 결별할 경우 핵심 지지층의 반발과 당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어느 쪽을 선택하든 정치적 비용이 뒤따르는 구조”라고 말했다.

리더십 승계 문제도 이러한 악순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 교수는 “강력한 대통령 권한 아래에서는 임기 중 잠재적 후계자들이 부각되기 어렵다”며 “대통령이 퇴임하면 당은 리더십 공백을 겪게 되고, 그 공백 속에서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공식 권한 종료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사한 긴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전직 대통령의 문제를 넘어, 대통령 중심적 정당 정치의 구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문재인)계로 분류돼 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명됐다. 친이재명 지지층은 정 대표가 당내 단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화된 지지층이 당내 정당성의 기준을 형성하고 지도부에까지 압박을 가하는 모습은 공식적인 당 권위와 풀뿌리 정치 동원 사이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한 전직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여야 모두 정책 경쟁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과 계파 충성 경쟁에 갇혀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치는 여전히 대통령 인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계파 간 충성 경쟁이 정책 경쟁을 압도하고 있다”며 “이 구조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어느 진영이 집권하든 유사한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lylikekit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