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들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들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쟁점 법안으로 떠오른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격돌하고 있다. 여당은 사법 신뢰 회복과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대법원과 야당은 헌법 체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법안 패키지는 ▲형법 개정을 통해 법관 등의 법률 오적용을 독일의 ‘레흐츠보이궁(Rechtsbeugung·법왜곡죄)’에 준하는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 ▲이재명 대통령 임기 종료 전까지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확대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으로 구성된다.

여당은 이들 개정안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과 국민의힘 등 야당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되고 있으며, 오히려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법원은 24일 전국 법원장 긴급회의를 25일 개최해 해당 법안들의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편안이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이 담겨 있음에도 충분한 토론을 거치지 다고 지적했다.

독일식 법왜곡죄 도입과 관련해서도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며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그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를 계속 설득하고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편 움직임이 입법부가 사법부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을 상대로 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법제도 개편이 추진되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사법시스템을 조작, 협박해서 자신들의 범죄를 무죄로 만드는 것을 사법개혁이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이번 개편 시도를 아돌프 히틀러와 우고 차베스 등의 사례에 빗대며 “사법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방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05명이 전날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모임을 출범하면서 더욱 격화됐다. 이들은 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검찰의 증거 조작 결과라고 주장했다. 총 다섯 건의 형사 사건 중 한 건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단을 받고 사건이 파기환송된 상태다.

대법관 증원 문제도 또 다른 쟁점이다. 법안에 따르면 올해 공포를 전제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4명씩 총 12명의 대법관을 추가 임명하게 된다. 여기에 2030년 3월까지 퇴임 예정인 대법관 10명의 공석까지 고려하면, 법안 통과 시 26명 중 최대 22명이 이 대통령 재임 중 임명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대법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한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 허용 역시 논란이다. 비판론자들은 해당 개정안이 대법원-고등법원-지방법원으로 이어지는 현행 3심 구조를 사실상 변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법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거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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